무권대리와 표현대리의 관계를 설명하시오.
표현대리는 대리권 외관의 형성에 본인의 귀책이 있고 상대방이 이를 신뢰한 경우 본인에게 효과를 귀속시키는 제도로서, 그 실체는 무권대리이다. 따라서 표현대리와 무권대리는 대립관계가 아니라 포함관계이며, 표현대리가 성립하면 본인 책임이 발생하지만 성립하지 않으면 일반 무권대리의 효과(제130조 이하)로 돌아간다.
표현대리가 성립하면 제125조·제126조·제129조에 의해 본인이 책임을 지고 법률행위의 효과가 본인에게 귀속된다. 다만 이는 상대방 보호를 위한 제도이므로 상대방은 표현대리를 원용하여 본인 책임을 주장할 수도 있고, 이를 원용하지 않고 제135조의 무권대리인 책임을 선택할 수도 있다(대판 1998. 5. 29. 97다55317). 판례는 두 책임이 병존적 선택 관계에 있다고 본다.
표현대리가 성립하지 않으면 본인이 추인하지 않는 한 그 행위는 본인에 대하여 효력이 없고(제130조), 상대방은 제131조에 따른 최고권·제134조에 따른 철회권을 가지며, 제135조에 따라 무권대리인에게 계약의 이행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한편 무권대리인 자신이 행위 상대방인 경우나 본인이 이의 없이 장기간 방치한 경우 등에는 추인 간주·묵시적 추인이 인정될 수 있고, 이는 본인이 스스로 대리행위 효과를 수용한 경우이므로 표현대리 문제로 되지 않는다. 결국 두 제도의 관계는 대리권 없는 자의 행위를 어떠한 근거로 본인에게 귀속시키거나 상대방을 보호할 것인지에 관한 중층적 구조로 이해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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